토요일 오전 볼 일이 있어, 4~5년 전에 사두고서 한번도 입지 않았던 레드산호색에 금박 무늬가 수놓인 나시 원피스를 걸치고서 나가려다가, 앗 나도 셀카 한번 찍어볼까 하는 호기심일어
퍽퍽퍽 눌러서 찍힌게 저 사진들이다. 몇장 올려놓고 보니 사진이 전부 정상이 아니다, 얼굴, 목, 어깨부분 정도만 반듯하고... 초기 셀카답게, 나머지 부분은 여러군데가 이상하게 나왔고 (특히 내 손은 작고, 가녀린 손가락들이다), 얼굴이 실제보다 많이 길게 보이고..,오래된핸드폰이니 기술이 아직 서투르니 이해해 주어야 하고...나로서는 이 핸드폰으로 셀카 첫 사진 의미…그럭저럭…
나는 지금까지 셀카를 거의 찍지 않았다, 수년전 한두번 짧게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재미가 없으니 이내 잊혀져 버렸던 거다. .
근데 대체 올해 7월 23일 아침은 무슨 날이길래 갑자기 셀카가 떠오르고 사진을 찍게 되었을까,
저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좋아서가 아니라 싱거워서이다.
셀카를 찍고있는 내가 참 싱겁더라는….ㅎㅎㅎㅎ
그것도 사진 무대는 바로 욕실이고 세면장 아니던가.ㅎㅎ
토욜밤 나는 푹 자고... 어쨋건 주말이나 휴일은 괜히 더욱 안온한데…
느지막히 일어나 그야말로 glory of morning, 세상의 모든 아침은 나의 것이라는 둥 한층 싱그러워진 내 기분은 너스레를 떨기 딱 좋게 아침의 여왕이 된다.
아침, 정말 감격스런 시간이다. 매일 받는 선물이지만, 누구나 받지만,
나는 유별나게 진주알보다 더 귀하게 맞이 한다,
아침이면 정말 심신이 숲속 샘물 마신 듯 이슬 머금은 나팔꽃인냥 새로이 싱그러워 진다.
다음날 일요일에 부시시 사뿐 일어나 커피 끓이러 가다가
다시 어떤 마음이 일어 셀카를 또 한번 찍어볼까
옆에 걸려 있던 몇년된 흰 레이스 원피스를 걸쳐보고
여름 스카프도 한번 둘러보고…
아직 세수도 안하고 화장도 안하고….립그로스만 살짝 칠하고…
장난스레 후두둑 찍어 올린 것이 저 사진들.
흔한 말로 연출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오래전 사진을 찍어주던 사람이 멘얼굴 보이면 사람들이 집으로 쫓아온다며 얼굴을 가려야 하고 뒷모습을 찍어야 한단다. 그래서 걸친 것이 짙은 블랙 선글래스이고, 나의 뒷태 사진들. 그런데 쯧밖에도 이 두가지, 선글래스와 뒷태는 우라니라에서 도농노소 없이 모든 한국여성들이 선글래스를 쓰는 계기가 되었고, 이 선글래스 유행은 중국으로 아시아로 온 세계로 퍼져 나갔다.
김세린의 뒤태 시진은, 대대적인 히트를 치면서 후일 영화든 tv 화면이든, 광고든 여성紙 화보든 한국은 물론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조류가 되고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 되어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에게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파시체의 뒤태 모습’의 원형prototyp이 되었다. 김세린 둥근테 선글래스가 10여년간 유행 (오늘날 초고속 변화 시대에 10년이면 유행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지배적 문화일 터. 지금도 韓+세계는 세련된 세린 스타일 물결 serin stream 속에 있다).
딱 10년 만이다. 나의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 다른 제품이지만 여전히 둥근테 선글래스를 쓰고서. 그때처럼 누가 쫓아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얼굴을 좀 가려서 자유로울려고…자주 번화가를 걸는대.., 연예인도 아니고…
선글래스 없는 사진도 올려 볼까 싶기는 하다.
포토제닉도아니면서…ㅎㅎ
그렇게 나의 주말과 휴일이 다른 사람들은 오래전에 끝낸 셀카찍기를 이제사 시도해 보느라 싱거워서 몇번 웃었고…브런치를 먹어야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