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폐기’ 결단, 결행 후, 미국과 악수하시라! 북의 ‘北·美 고위급 회담’ 제안을 보며
북한 국방성이 어제 16일 ‘북미고위급 회담’을 제의했으며, ‘비핵화 의지’의 뜻을 비친다는 보도를 읽고 눈이 번쩍 띄었다. 한반도의 북핵폐기와 평화, 통일은 필자의 테마가 아니던가. 한국의 언론들이 북한이 한반도 핵폐기 문제를 들며 북의 대미 대화제의에 대한 회의와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최근의 남북회담 불발에서 보듯이, 무슨 일이든지 트집을 잡아 ‘ 문제’의 해결 시도를 일일이 ‘깨버리는’ 북한의 행태를 수없이 보아온 학습효과 덕분이다.
이번 북한의 대미 대화제의에도 ‘깜짝 기법Ueberraschung’과 모순어법Paradox이 가득하여 북한의 진의 뿐만 아니라 북한의 지능 수준을 의심케도 한다. 특히 1)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라는 것과, 2)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대목이 그것이다.
1) ‘비핵화’가 김일성과 김정일의 뜻이며 유훈이라면서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라고 하지만, 북한은 2012년 4월 개정헌법에 “핵보유국”으로 명기했고. 12일 남북 회담 무산 이후 북한은 며칠 전에도 ‘절대로 핵 포기 할 수 없다’는 언술을 남쪽을 향하여 발포하였다. 거기다가 2006, 2009년 1,2차 핵실험을 감행했던 김정일을 볼 때 ‘비핵 유훈’을 우리는 의심하며, 핵보유의 헌법명시와 더불어 올해 4월 핵전쟁 운운하는 김정은에게서 ‘핵포기 의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주든 말든...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데 이는 북한이 ‘무슨 일이 있어도 핵보유’를 하겠다는 뜻인데도, “미국이 내놓은 ‘핵없는 세계 건설’을 위해 폭넓고 진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의지와 또 다른 의지가 ’보기좋게‘ 충돌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잘 알것이지만 한국에는 현재 핵이 없다. 1992년 “남북한 기본 합의서”에 의거, 남한에 있던 핵은 완전 철수 하였다. 그러므로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란 전제 조건은 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를 뜻하고 그들이 철수 후에야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도인데, 이는 가당잖은 북한의 ‘욕심’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북한이 원한다면 한반도의 ‘미군주둔’은 ‘올바른’ 명분이 있다. 이렇게 대남, 대중, 대미의 북한의 최근의 ‘무리한’ 언술이나 행태는 ‘척 보아도’ 북한의 ‘핵폐기 의지’는 어디에서도 포착되지 않는다.
북한이 선제 對美 대화를 제의 했으니 미국이 쾌히 응해 올까? 미국은 지난해 북한으로부터 당한 아픈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른바 “2·29합의”를 통하여 미국이 북한에 24만t 규모의 식량을 지원을 하고 이에 응답해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실험의 모라토리엄, 영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등 비핵화 사전조치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한달여만에 북한이 같은 해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배신하였으니’, 이번 북한의 대화제의는 그 댓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북핵 불용’도 이미 6월 초 미,중 정상이 밝혔다.
한편 위의 모순 어법말고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보인다는 보도가 필자의 눈을 끌었듯이, 나는 북한의 대미 대화제의의 ‘평소같지 않은’ ‘진지해 보이는’ 문구에도 눈길을 준다,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전제조건을 내세운 대화와 접촉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 조미(朝美·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미국은 진정으로 ‘핵 없는 세계’를 바라고 긴장 완화를 원한다면 차례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우리의 대범한 용단과 선의에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진실’이라는 용어는 화자의 ‘진실없이’ ‘함부로’ 사용하기에 매우 어려운 단어이다. 한편 북한은 미국에게는 자신들이 제시하는 “차려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북한의 ”대범한 용단과 선의“를 알아달라고 말한다. 이런 어구들에는 북한이 ‘핵없는 세계’에 동참하여 ‘북핵폐기’라는 ‘대범한 결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같이도 들린다. 하지만 오늘날 북한의 ‘핵폐기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한국에 거의 없다. 그런데도 필자는 이전 칼럼들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결단하여’ ‘오바마가 제시한 미얀마 모델을 따르라’고 몇 번이나 촉구한 바 있다. 사실 미얀마는 핵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북한의 전제조건과는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북핵을 폐기 한다면' 우크라이나 모델과 마찬가지로, 미얀마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미국, 중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북한을 대대적으로 지원할 것임은 틀림없으므로 ”미얀마를 배우라“는 오바마나 필자의 촉구는 옳은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북한의 어제 대미 대화제의를 보면서 거기에 숨겨져 있는 ‘꾀’ 대신에, 오히려 북한은 상황돌파의 지름길 즉 ‘정공법’을 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간절한’ 대북 제안은 ‘슬픈’ 분단국의 ‘슬픈’ 분단 민족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북한의 ”진실“과 ”대범한 용단과 선의“를 믿어 보고 싶다. 이런 맥락에서 다시 북한을 향하여 다음과 같이 간절한 촉구를 드리는 바이다.
북한은, 김정은은, 북한 군부는 ‘핵폐기’를 결단하시고, NPT 복귀와 IAEA 심사 수용을 결정하시고, 선포하시고, 그들의 입국과 검사를 허락하시고, 그리고 미국과 악수하시라! 온 세계는 북한을 향하여 박수를 칠 것이며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다. 현존하는 핵으로 북한은 대미, 대중 협상을 잘 이끌어 세계로부터 ‘최대한’의 것을 얻어 내시라!
북한은 ‘무력한’ 필자의 진심의 촉구를 귀담아 듣고 실행하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 그런데 필자는 왜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대북 비핵 촉구를 하는가? 그것은 시간은 결코 북한 편이 아니어서, 만일 북한지도부가 계속 ‘핵보유’를 고집할 경우, 그들의 미래에는 두서를 따질 필요 없는 몇가지 ‘참혹한’ ‘풍경화’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북 지도부가 그것을 피하고 만족과 번영으로 가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에 부딪칠 ‘북 지도부의 멸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견되는 북한 지도부의 몇가지 ‘참혹한’ 소묘들이 있다,
1. ‘강제’ 시스템 전환System Wechsel의 가능성이다. 소련의 고르바쵸프의 예언 ‘늦게 오는 자는 징벌받는다’는 오늘의 ‘북핵’ 북한에도 해당되어, 기아와 억압, 탄압 그리고 첨단 SNS로 인한 북한 주민 폭동에 의한, 혹은 강대국에 의한, 체제전환이 ‘강압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때 북한 지도부의 생존은?
2. 루마니아의 챠우세스쿠의 종말이다, 1989년 가을까지 이미 폴란드, 헝가리, 체코등이 개혁을 실시하였는데, 혼자서 개혁을 거부하다가 결국 1989년 12월 그는 처과 함께 루마니아 국민들에 의해 교살당하여 거꾸로 매달리는 '참혹함'과 ‘수모’를 겪었고, 그것을 보고 죽음같은 공포에 질린 김일성이 부랴부랴 남한의 김영삼과의 정상회담을 제의하였음을 북한은 복기해야 한다. 살 날이 적은 60대 ‘늙은’ 아버지 김정일에게는 북핵의 존재는 ‘통치’에 의미가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20대 후반의 김정은에게는 ‘북핵’은 오히려 통치와 목숨의 ‘단명’ 혹은 ‘요절’을 불러오는 ‘이무기’일 것이다. 60년을 앞으로 더 살아야 하는 김정은은 선친과는 ‘다른’ 통치 방법과 수단이 이 필요하며, 그것은 ‘비핵의 경제건설’이다. 북한은 칸트의 ‘이성’과 성인의 ‘자율성’을 알아보기 바란다.
3. 리비아의 카다피의 피살이다. 카다피는 핵개발을 포기하는 댓가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꾀했으나 이후 ‘처참하게’ 피살되었다. 북이 카디피의 전철을 따르지 않겠다며 핵보유를 고집할지 모르는데, 북한이 ‘진실로’ 핵을 포기하면서, 동시에 대중, 대미, 대한 ‘지도부 생존’의 보장을 받으시라. 북핵포기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는 우리 대한민국과 주변국들은 아마도 북한의 ‘북핵폐기’를 ‘용단’으로 수용하여, 북한 지도부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다. 북한은 두려워 말고, ‘아무 쓸 데 없는 핵무기를 버리고서’, 협상테이블에 앉아 ‘빅딜’을 성공시키면서, 스스로의 ‘신변안전’을 도모하시길 강력히 권고하는 바이다. ‘카다피의 피살’이 북조선에서는 일어나지 않기를 필자는 바란다.
4. ‘적화통일’은 결코 오지 않는다. ‘한반도 적화통일의 완수’가 북한 공산당 강령의 핵심이다. '우스운' ‘19세기적’ ‘공산당’의 목표이다. 한국 국민은 국가발전과 관련하여 전혀 의미가 없지도 않은 ‘개발 독재’조차 '참을 수 없어 unertraeglich' 희생과 격렬함을 동반한 ‘민주화 운동’을 치루어 민주주의를 성취한 ‘용감한 국민’의 나라이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인권과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추구하는 정치체제이다. 북이 설사 적화통일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민주愛’ 4500만 한국 국민과 2700만 북한 주민이 공기같은 ‘자유’를 유린하는 ‘집단’을 ‘하시라도’ 참아 낼 수 있을까. 단언컨대 ‘북한 공산당 헌장’의 ‘적화통일’은 한반도에서 ‘단 일초’도 생존할 수 없다. 북한 지도부는 19세기의 ‘미몽’을 깨시고 21세기 세상을 똑바로 보시기를 바란다.
5, 남한의 흡수통일이다. 우리의 한반도 통일은 결코 낙관할 수 없다. 그 이유는 특히 중국의 국익 추구 때문이다. 오늘의 시진평 중국은 ‘통일 한반도’가 중화민국의 국익에 상충하지 않으며, 오히려 윈윈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핵이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는 원흉이면서, 중국 안보를 위협하며, 중국 소수민족들의 독립 운동 발호를 부추킨다면, 그리고 중국 억대 인민이 북핵을 용납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안보적 이익의 폭을 넓혀 간다면, 지금까지 70년의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통일 한국의 그것과 가늠해 볼 것이다,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중국의 국익과 부합됨이 명백해질 것이다. 요즘 들리는 말로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 북한지도부의 운명은?
이외에도 필자는 북한의 입장에서 냉철하게 ‘북핵 북한’의 미래를 상정해 보았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거기엔 ‘장미빛’은 고사하고 아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오직 국제적 소외와 고통과 신음만이 울부짖는다. 반대로 ‘비핵 북한’의 미래는 그야말로 앞날이 창창하며 장미빛이다. 풍부한 지하자원, 근면하고 순종적인 북한 주민들, 남북한 교류와 국제사회 지원으로 결과하는 경제 개발과 번영등등...북한 지도부가 상상할 수 없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좋은 전망’이 전개된다. 북한이 ‘핵폐기의 용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말했듯 권력층이 ‘생존’이 고민되거든, ‘생존을 국제사회에 요구하시라!’ ‘생존과 협상에서’만 북핵이 쓸모있게 되는 지점이다. 위의 네가지 ‘처참한’ ‘북핵 북한 풍경화’는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다. 북한 지도부의 재빠른 현실 자각과 ‘핵폐기’라는 실용 판단과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이유이다.
북한도 아시듯이 27일 한국은 韓,中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예년과는 보기 드문 한미중의 3각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핵북한’은 지구상에서 앞으로 철저히 소외될 운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현실을 직시하고 냉정하게 미래를 조망하여 북핵폐기의 결단을 내리고, 실행하시고, 세계의 박수와 지원을 받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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